시장의 기대감을 만족시킨 기기 Quest 3
얼마전 Quest 3 를 구매해서 나름 만족스럽게 사용중이다.
일단, MR ( Mixed Reality ) 를 품은 메타의 Quest 3 는 그 전작중 어떤 제품보다도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UX 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나 앱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주구장창 권투 앱만 하면서 실내 운동용으로 사용중이다.
사용자에 따라서 좀 다르겠지만, 이 “작은” 재미를 위해서 69 만원을 사용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기존의 VR 기기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현존하는 기기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잘 만들어진 기기 이기 때문에 나처럼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중이겠지만.. 과연 이 시장이 더 커질까? 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그러던중 과연 메타의 신작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궁금해서 뉴스 기사를 찾아보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을 수 있었다.
“VR게임 붐 오나”…메타퀘스트3 나오자 앱 사용자수 2배 늘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101712313878813
역시나 퀘스트3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이로 인해서 잠시 침체 된 것으로 보였던 퀘스트 기기에 대한 사용자들이 2배로 늘었다는 기사.
또한 퀘스트 3 출시에 발 맞춰서 국내외 유명 개발사들이 VR 게임을 런칭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최근 미국장에서의 테크주의 반등 뉴스기사와 함께 메타 주식도 꽤 오랜 침체 끝에 호조를 보이며, 여러모로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듯한 뉴스기사를 손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과연 메타는 계속 메타버스에 투자를 진행할까?
그런 반면에 아래와 같은 기사도 찾아볼 수 있는데..
메타 퀘스트3 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부서라고 말할 수 있는 “리얼리티 랩스” 의 3분기 영업 손실이 무려 5조가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22년 부터 누적 영업손실은 무려 28조원이라고.. 나오는데.
따라서, 해당 기사에서는 그래도 최근의 메타의 반짝 실적을 이끌어낸 것은 메타가 지니고 있는 AI 솔루션에 대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는 메타버스를 접어두고 4/4 분기부터는 AI에 올인 하지 않을까.. 하는 글을 담고 있다.
28억도 아니고 28조라니.. 메타는 과연 리얼리티랩스를 통해서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금액이 너무 크다보니까 상상이 잘 안간다.
문득 이 기사를 보고 내 손에 들려 있는 퀘스트 3를 다시 살펴보았다.
과연, 이 기기와 이 기기를 통해서 즐길 수 있는 컨텐츠들이 메타라는 회사에서 28조라는 금액을 쏟아 부어서 만들만한 결과물, 혹은 그런 가치가 있는 가치일까?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에 들어가는 예산이 올해는 8천억, 그리고 2027년 예산이 1조 5 천억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작은 VR기기에 그 예산의 수십배의 돈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하니, 뭔가 막막해진다.
결과 가치보다 너무 많은 과투자 되어버린 몰입형 기기 시장
개인적으로는 퀘스트 시리즈의 정점은 퀘스트2 였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이 퀘스트2 의 성공적인 성과 덕분에 코로나 시대에 들이닥쳤던 메타버스 열풍과 함께 (구) 페이스북이 현 메타로 사명까지 바꿨다고 볼 수 있을정도.
그런데, 그때는 지금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투자를 통해서 만들어진 결과 였고, 지금은 퀘스트3 그리고 그 이후에 나올 기기들이 책임져야 할 기존의 투자 금액이 너무나 크고 방대해진 것 같다.
과연 2024년에 출시할 퀘스트의 후속 기기들과 타 회사의 VR 기기 혹은 몰입형 기기들은 이러한 투자 가치대비의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퀘스트2와 퀘스트3를 나란히 두고 살펴보면, 분명 퀘스트3는 좋은 기기이고 잘 만든 기기이지만.. 이정도의 투자를 해서 까지 만들어내야 하는 기기인가는 잘 모르겠다.
아니, VR 시장 자체가 메타가 아니 과거의 주커버그가 주장했던것 만큼 당장 세상을 대신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비트세이버와 같은 게임을 즐기거나, 일부 시뮬레이션을 즐기거나, 아이돌 영상등을 시청하는 등의 가치는 분명이 존재하긴 하지만..
돈과 투자로도 안되는 게 있긴 있는 것 같다.
과연 애플의 비전 프로는 작아져가는 몰입형 기기 시장을 극복할 수 있을까?
예전에 VR 관련 일을 하시는 어떤 대표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 애플의 비전 프로가 무조건 성공해야 이 시장이 살아남는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이야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VR 쪽의 시장을 끌고 온 것은 메타였고, 삼성이나 구글등도 ( 비운의 MS도 ) 쨉을 날려왔지만, 결국 그들이 VR 과 같은 몰입형 기기를 메이저 시장의 일원으로 제대로 자리 잡는데는 실패했다고 본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VR 기기는 여전히
” 사용하는 사람들만 사용하는 기기 “
라는 인식이 존재하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따라서, 애플이 차세대 먹거리로 가늠하고 있는 비전 프로의 공개와 시장에서의 성과가 여러가지 측면에서 몰입형 기기의 시장 확장 혹은 지금과 같이 사용하는 사람들만 사용하게 할 것인지를 결정 지을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비전 프로가 발표되고 각국의 랩 프로그램을 통해서 과거보다 꽤 많은 사용자들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기대감을 갖게 하는 후기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나 역시도 Xcode 비전 프로 시뮬레이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구동을 해볼 수 있었는데, 그냥 상당히 잘 만든 가상 환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난 발표에서 애플이 이야기 한 내용을 다시 리마인드해보자면, 애플은 비전 프로를 메타의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기대처럼 바라보기 보다는, 삶의 연장선에서 몰입형 기기를 활용한 영상 시청, 스포츠 시청, 사진 보기 등등 라이프 엔터테인멘트의 공간 컴퓨팅 기기로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즉, 좋은 기기 이지만, 엄청나게 파급력이 있기보단.. 역시나 사용하는 사람들만 사용하는 그들만의 기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삼성과 퀄컴 그리고 구글의 동맹 결성
애플이 금년에 새로운 몰입형 기기를 발표한다는 소문이 돌자 , 삼성은 미리부터 이를 의식한 것 처럼 공고히 관계를 맺고 있던 퀄컴, 구글과 함께 XR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천명을 했다.
그런데, 여러가지 정황상 먼저 First Mover 가 되어서 시장을 선도하기 보다는 애플 비전 프로 이후 시장의 반응을 보고 대응을 하려는 듯 보인다.
따라서, 나와 같은 소비자 입장에선 메타, 애플, 삼성동맹이 시장을 만들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길 바라지만..
애플 비전 프로가 시장에 출시되고 반응이 영 뜨뜨 미지근 하면, 애플은 원래 하던데로 마이웨이로 쭈우욱 갈것이고 ( 시장이 만들어지던 말던, 살사람만 사라.. ) 삼성, 퀄컴, 구글은 빈수레만 요란하게 애매한 테스트 제품을 내놓고, 과거에 그랬던 것 처럼 또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확률이 크다.
그리고, 애플 이전에 시장을 주도해 오던 메타는..
여러모로 피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여러가지로 중요해 보이는 2024년
내년은 VR 기기가 대중적으로 출시된 이례로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 같다. 이 분야의 끝판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애플의 기기가 나오고, 삼성, 그리고 기존의 메타까지..
과연 과거의 설레발처럼 이 시장이 더 커져서 기존의 콘솔게임, 일반게임, 기타 엔터테인멘트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지.. 혹은 지금처럼 작은 파이의 비중만 차지하고, 사용할 사람만 사용할 것인지가 판가름 될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년만 해도 메타버스와 함께 VR 시장이 2022년 이후로 폭발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다양한 예측이 있었으나.. 최근 해외발 리서치 업체들에서 발표하고 있는 자료들을보면 펜데믹이 끝나고 VR 유저의 성장 폭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보인다.
당연히 퀘스트3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기기들이 등장하고, 시장 자체에서 사용자는 소폭 계속 늘어나겠지만, 코로나 시대의 기대만큼 폭발적인 성장은 안될 것이라는 전망.
개인적으로는 몰입형 기기 시장이 더 커지고 더 다양한 선택지,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기와 킬러 컨텐츠들이 등장하면서 발전하기를 희망하는데, 2023년 말부터 2024년도 상반기 까지 어떠한 변화가 나올지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이제야 제 2의 전성기가 도래 하려던 몰입형 기기 시장에.. 다시 한번 겨울이 오지 않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