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씁쓸한 소식을 한번 공유해본다. 금년은 SPUM 의 사용자가 폭증한 한해 이기도 하지만, 연초부터 NFT관련 이미지 저작권 침해 일을 2차례나 겪었고.. 이제는 소스코드 침해까지 당하는 일이 생겨버림..
사건의 발단은 바로 10월 2일에 인지를 하게 되었다.
SPUM이 엄청나게 많이 판매가 되는 에셋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소소하게 꾸준히 팔리는 에셋인데.. 10월1일, 2일 매출이 0이었다. 정말 말그대로 제로.
아래는 유니티 에셋사이트 통계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프인데, 보시다시피 1일, 2일 매출이 0이다. 물론, 안팔리는 날도 꽤 있기때문에 왠 호들갑일 수도 있냐고 할 수 있지만.. 거진 10년 가까이 앱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고 판매를 직접 해본 입장에서 이런 신호는 보통 “이상신호” 이다. 뭔가 변화가 생길 확률이 있기때문에 체크를 해봐야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철칙중에 하나는, 현대사회 특히 IT 개발 및 배포의 세상에서 통계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한다. 거짓말이나 이벤트가 많이 발생한다면, 판매 및 광고 촉진등의 생태계가 자리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번에도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보통 SPUM 은 유니티 에셋 – > 2D -> 캐릭터 분야에서 항상 상위권에 포진되어있는데, 1~4위는 거의 변동이 없는 고인물에셋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못보던 에셋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2D Pixel Unit Creator
아래는 2D Pixel Unit Maker 즉, SPUM 의 스토어 정보인데, 이름부터가 거의 비슷하고 대충 비슷한 역할을 하는 에셋으로 보인다.. 상당히 수상하다.
뭐 Pixel 캐릭터 제작을 꼭 내 에셋으로만 하라는 보장도 없고, 이름도.. 뭐.. 판매 촉진을 위해서 마케팅을 해야한다면 트래픽을 뺏어야 하기 때문에 이름을 비슷하게 낼 수도 있고..
다만 누가봐도 너무 유사한 앱이고, 내부 구조도 거의 비슷해서 ( 파트들, 저장 로드 시스템들.. ) SPUM 을 사용하는 유저나, 아니면 알고 있는 유저가 만든건가보네.. 하면서 그냥 씁쓸해했다.
설마하니 소스코드를 침해하진 않았을꺼고.. 그냥 기왕 만든거 내가 만든것 보다 더 잘만들어져서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인 퀄을 보니 SPUM과는 좀 달라서 기호의 문제는 선택이기때문에, 유저분들 입장에선 더 다양한 메뉴가 늘면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은거지 뭐..
그런데, 혹시나 오해를 할 사용자분들이 있을까해서, 공지를 올리려고 ( 해당 에셋은 저랑 관련이 없음을 고지 ) 사용자 커뮤니티에 가니, 이미 Net 님이 몇일전에 이런 에셋이 등장했다고 글을 올렸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해당 에셋을 한명이 구매해서 소스코드를 봐봤는데, SPUM과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두둥)
어? 뭐라고라고라?
소스코드가 거의 그대로 있는게 같고.. 파일 이름도 같고.. 거의 비슷하다고?
이때부터 야밤에 당황해서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덜덜덜 거리면서 나도 한번 구매를 해봤다.
똑같다고 말 할 순 없지만.. 어디서 많이 본 파트 구성과, 네이밍, 그리고 스크립트 구조들..
지금 서비스되는 유료 SPUM에 비해서는 상당히 심플하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내가 학생들 & 아마추어분들을 비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해놓은 SPUM 무료 구조 정도의 리소스로 구성되어져 있는 느낌이었다.
무료로 공유되어 있는 SPUM Free Version
https://github.com/soonsoon2/SPUM
뭐.. 그래도 아예 똑같다고 볼 순 없고.. 뭐 어느정도 참조는 할 수있고.. 뭐.. 가이드가 된 수준이겠지.. 하고 스크립트 파일을 열어보았는데.. 으아아아아아아아악
제보해주신 분의 의견대로 꽤 많은 코드가 거의 복붙 수준의… 코드로 구성이 되어져 있었다.
문제를 인식하고 SPUM 사용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는 Net 님에게도 의견을 여쭤봤는데, 혹시라도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하고..
그렇다.. 코드를 좀 짜봤거나 분석을 해보신분들이라면 공감을 하시겠지만, 누군가의 코드를 복붙하지 않는이상, 스크립트 작업도 일종의 인격? 작업자의 성향이나 스타일이 묻어나오게 되어있다.
특히나 Net 님은 나보다 프로그래밍 고수시기때문에 평소에 SPUM 의 순순 스타일의 코드 구조를 많이 안타까워 했던 분으로써.. “그렇게 할 필요가 없는데..” <- 나의 스타일을 그대로 썼다는 증거..
여하튼 해당 에셋은 그냥 나의 에셋의 주요 코드를 복붙해서 쓴 에셋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다른 부분도 있고, 다똑같다고 말할 순 없지만, 핵심 코드는 거의 복붙수준..
충격을 먹고 해당 내용을 카페에 고지를 했는데
이럴수가..
나의 글에 댓글을 달고 새벽에 꽤 장문의 메일이 오고 판매를 정지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꽤 재미난 문구를 볼 수 있었는데…
”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유사하게 짤 수 있다. “
2022년에 NFT쪽 Web3쪽 인사들과 투닥 투닥 하다보니 40년 가까이 살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명언과 망언을 겪어왔는데, 그걸 갱신하는 새로운 명언을 또 보게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베꼈다.” 라고 말하기로했어요.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유사하게 짤 것 같으면 소스 출처에서 그래도 되는지 라이센스를 확인하던지, 문의를 하던지 아니면 새롭게 리 팩키징을 하던지, 기능만 참조하던지 다른 선택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유사” 가 타인의 창작과 노력을 강탈하는 것을 포장할 수는 없는 단어라고 본다.
물론, 어린 학생들, 아마추어들 혹은 초심자들은 뭘 잘 모르기때문에 실수를 많이하기도 하고 특히나 최근에는 워낙 많은 레퍼런스가 난무하고 한때는 클론 코딩이라는 ㅂㅅ 같은 개념까지 등장하면서 개발자를 찍어내는 세상이 되다보니, 잘못된 개발 및 창작 관을 갖추고 있는 개발자들이 많은 상황.
이번에는 물론 한명, 한팀의 개인의 잘못이지만 작년부터 강의 및 심사, 멘토링등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딩을 하는 세상이 되면서 기존에 지켜져오고 있던 타인의 코드를 참조하는법, 활용하는법 오픈 소스 활용법, 라이센스에 대한 이해등의 규칙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인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
어쨌든 현재는 당사자가 판매를 정지해서 에셋스토어에서 확인해볼 수 없는 상태.
자, 그럼 이번 사건은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직관적으로 생각해도 원 제작자 ( 나 ) 인 나의 허락없이 나의 소스코드를 활용해서 유니티 에셋스토어에 판매를 하였으니 문제가 맞긴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일까?
아는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지난 연초에 베트남 NFT 침해자들 덕분에 유니티 EULA 라이센스를 달달달 분석해야했고, 이를 바탕으로 유니티 본사 법무팀 변호사와 여러 차례 교류하고, 또한 국내의 저작권 전문 변호사님들의 도움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즉, 어쩌다보니 디지털 자산 활용 및 판매,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 꽤나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상태.
개인적으로 판단할땐 문제의 요지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아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승리한 경험도 갖고있다는 것.
그리고 추가적으로 이번문제는 단순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타 플랫폼( 유니티 에셋스토어) 와 계약을 맺고 판매를 해버린 ( 유니티 에셋스토어를 믿고 구매한 사용자들이 존재 ) 상당히 큰 문제로 연결 될 수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이부분은 향후에 유니티 라이센스를 띄워놓고 다시 이야기해보기로하고.. ( 안그러면 글이 너무 길어질 듯 )
결론적으로 침해자에게 사과를 받고 현재는 에셋도 판매가 정지가 되긴했지만, 문제 해결은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일단, 저작권자인 내가 어떻게 해당 문제를 해결할지 결심을 못했다.
나는 거의 12년동안 유니티라는 개발툴을 만지고 사용하게 되면서, 내가 얻은 경험 및 컨텐츠를 무료로 배포하고 공유하고 강좌를 만들고 다른분들께 알려드리려 노력을 많이해왔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내 돈과 시간도 많이썼으며, 물론 이로인해서 나도 명성을 얻고 부가적인 수입을 얻기도 했고, 도움을 받아서 잘된 개발팀, 거액에 회사를 판 팀, 지금도 나랑 교류하면서 같이 협업을 하는 개발자 등등 재밌는 인연도 많이 얻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 어느때보다도 공유지식이 더 많은 대상들에게 노출이 되가고 있고,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곳에서 개발을 잘못 배우고 라이센스를 잘 못 이해하고있는 대상들에게 내가 좋아하고 내가 사랑하는 공유 지식 문화가 공격 당하고 침범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크게 상처받고 충격을 받은 상태이다.
내가 갖고 있는 철학과 의지가 좀 꺾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해당문제를 잘 마무리하고 해결하고 싶은데.. 동시에 내 에셋 혹은 내 소스를 사랑해주고 잘 활용해주는 올바른 유저분들이 또 피해를 받거나 어려워 하는 것도 싫다. 원치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있는 상태..
어쨌든, 잡설이 길었는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내가)
힘을 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