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게임 유저 커뮤니티 중심으로 꽤 뜨거운 사건이 있다.
바로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라는 회사 사이의 “다크앤다커” 라는 게임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다툼인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디스이즈 게임즈의 김재석 기자님의 기사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화제의 스팀 게임 ‘다크 앤 다커’, 사실은 넥슨 프로젝트 유출?
https://www.thisisgame.com/webzine/nboard/265/?n=167590
요지는, 넥슨 내부 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있던 “P3” 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그 핵심 개발 인력들이 나와서 아이언메이스라는 게임을 제작하여 출시하였고, 그 게임이 바로 “다크앤다커” 라는 게임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스팀에 베타 버젼으로 등장했을때, 전세계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고, 새로운 갓겜이 등장하는 건가… 하는 상황에서, 알고보니 넥슨의 허락없이 넥슨에서 개발하던 프로젝트를 들고 나가서 제작하여 출시한걸지도 모른다.. 라는 내용의 사건인것 같다.
현재는 넥슨측에서 스팀과 같은 플랫폼에 DMCA ( 디지털 밀레니엄 카피라이트 액트 ) 절차로 신고를 하여, 분쟁 상태라서 판매가 다 정지 되었고, 오늘 날짜로 아이언메이스 측에서 다크앤다커의 얼리엑서스를 공식적으로 연기하였다고 한다.
다크 앤 다커, 얼리 액세스 ‘공식’ 연기
https://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263/?n=170178
워낙 국내 게임 업계에서는 뜨거운 사건인데, 디스이즈 게임즈의 김재석 기자님과 IT 전문가인 MS 의 최영락 매니저님과 함께 해당 내용을 지난달 말에 온라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눠볼 기회가 있었다.
사실, 나는 딱히 넥슨의 팬도 아니고 스팀의 헤비 유저도 아니기 때문에 해당사건을 간략하게밖에 알지 못했는데.. 김재석 기자님이랑 이야기 나누다가 꽤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던 이야기들이 있었다.
1 ) DMCA 와 관련된 이야기.
– 먼저 작년에 본의 아니게 NFT프로젝트에 에 내 스펌 어셋이 악용되는 일이 생기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도 DMCA 절차를 밟아서 각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당 NFT 프로젝트를 홍보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했었는데.. 덕분에 해당 내용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놓기도 했다.
간혹 사람들이 DMCA 절차가 마치 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바로 아이언메이스가 저작권 침해를 한 것으로 결정이 나서 스팀에서 게임이 내려갔다!! 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하게 그것은 아니고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넥슨이 자료를 정리해서 플랫폼 ( 여기서는 아마도 스팀? ) 에 DMCA 신고를 하였고, 플랫폼이 이를 받아 들여서 해당 분쟁이 마무리가 될 때까지는 서비스를 하지 못하도록 판매를 정지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명확하게 DMCA 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이라기보다는, 저작권 분쟁이 있는 컨텐츠를 플랫폼에서 판매하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판단해서 저작권자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절차에 따라서 판매 혹은 게시를 중지한다면, 향후에 해당 컨텐츠가 실제로 저작권법 혹은 기타 법을 위반하여 불법 컨텐츠라고 판단되어진다고 하더라도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류의 절차이다.
즉, 저작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저작권자와 저작권 침해자가 링위에서 만나서 붙어서 싸울 수 있도록 서로를 소개해주고 (?) 자 너네끼리 결판내고 그 결과를 알려줘, 그때까지는 해당 컨텐츠는 게시 혹은 판매 안할께… 하는 거랄까?
따라서, 스팀은 넥슨이 저작권자임을 인정하고, 아이언메이스가 침해자라고 인정한 것이 아니라, 넥슨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DMCA 절차를 진행중인 것이다. ” 그래? 그럼 일단 판매정지 할게, 너네끼리 잘 해결해~~ ” 이것일뿐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넥슨의 법률대리인과 아이언메이스가 법원에 가서 판결을 보던, 합의를 하던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거다..
2) 부정경쟁 방지법? NAS? 데이터 보안은 어떻게 되는거야?
그리고 또 재미난 것은, 보통 이런 경우는 우리는 보통 저작권 법 위반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는 부정경쟁방지법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이 다크앤다커 사건의 경우도 넥슨이 부정경쟁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 로 전직원 A씨를 고소했다고 한다.
저작권 전문 변호사에게 물어봤다 “다크 앤 다커 분쟁, 누가 이길까요?”
https://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11/?n=168977
자세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하지만, 짧게 이야기 나누면서 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던 것은 결국 전직원이 넥슨 재직중에 P3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개인용 NAS 에 옮겨놓은 데이터가.. 있거나 이 데이터가 다크앤다커 프로젝트에 사용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나는 법률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임 )
그래서 어려운 이야기는 넥슨과 아이언 메이스가 법정에서 혹은 법률대리인들을 통해서 해결할 것 이고..
그냥 현업에서 게임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경우 데이터 보안을 어떻게 처리할까..? 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실제로 십수년전에 모 회사의 연구소에서 근무할때는,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힘들었다. 당시에 한대에 500만원이 넘는 워크스테이션을 지급받고 사용했음에도.. 각종 보안프로그램등으로 인해서 100만원도 못하는 PC 보다도 못한 성능으로 사용해야만 했었는데.. 그만큼 회사측에서는 보안을 엄청나게 신경 썼었다.
경험이 미천한 신입시절, 귀찮다는 이유로 개인용 USB로 회사내에서 발표자로 옮기는 용도로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몇시간도 안되서 연구소내 보안팀에서 연락이와서 팀장 -> 그룹장 -> 사수 -> 나 내리갈굼을 당하고, 일종의 사유서를 썼던 기억이있다.
그리고 출장을 가거나 외부로 데이터를 갖고나가서 (단순한 ppt 발표자료 라도 ) 쓸일이 있으면 보안 usb 라는 usb 를 지급받아서 엄청 귀찮은 신청서랑 서약서등을 작성하고 데이터를 가져가야 했다.
부득이하게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반출하기 어려울때는 일종의 vpn 과 같은 환경을 설치하고 정해진 단말기를 통해서만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다운 받을 수 있었는데, 역시나 그 과정이 매우 불편하고 느렸던 기억이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인용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기에는 보안스티커라는 걸 붙이고 사용해야했고, 그땐 너무나 당연하게 익숙해졌었지만, 여러모로 아주 귀찮고 힘든 환경이었다. ( 스티커를 띄면 티가나는 스티커? )
대충 아래 사진과 같은 스티커..
간혹 외부에서 일을 해야해서 컴퓨터를 들고 가거나 데이터를 들고 가게되면.. 사수님께서 어디서 구해왔는지 보안 스티커를 가져와서 진짜 도배수준으로 컴퓨터에 포트라는 포트에 다 붙이고.. 수시로 가서 혹시라도 누가 건들지 않았나 체크하곤 했었다.
당시 신입이었던 내 입장에서는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상당히 뻘 짓같이 느껴지기도 했었고.. ( 사실 그렇게 해도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데이터를 유출 할 수 있어보여서.. ) 불편함이 장난이 아니었지만.. 세월이 흘러서 나도 작게나마 나의 컨텐츠를 직접 만들어보고 내 창작물이 악용되는 일도 겪어보고 하다보니.. 이런 일련의 보안 처리 과정이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넥슨이라는 국내에서 가장 큰 게임 회사에서 이런 일이 생긴건 참 안타까운 일이 든다..
물론 창작의 영역이라는 부분은 내가 다녔던 연구소와는 좀 다르게, 핵심 데이터와 창작물의 영역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자체적인 규율과 보안 처리 방법이 있을텐데.. 과연 이 경우는 어떻게 봐야할까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만약 실제로 전직자 A씨가 재직시에 P3 의 데이터를 가져가서 다크앤다커의 제작에 활용한 사실이 들어난다면, 당연하게도 해당 직원의 큰 문제이겠지만, 좀 다른 관점에서는 그 회사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보안을 책임져야 하는 보안책임자나 관리직들의 문제일것 같기도 하다. 나아가 경영진까지 말이지..
이렇게 글을 쓰다보니, 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이 사건의 핵심에서 멀어져는 느낌이기도 한데.. 정말 많은 창작자가, 회사가 게임과 같은 컨텐츠를 만들고 어셋스토어나, 아니면 많은 이들이 함께 만드는 컨텐츠를 활용해서 프로젝트를 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관점에서도 한번쯤 살펴봐야 할 사건이라고 생각이 든다.
또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넥슨에서도 원래 P3 를 언리얼 어셋스토어에서 일부 ( 일부인지 전체인지는 내가 알 수 없어서.. ) 데이터들을 구매하거나 다운받아서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렇다면 언리얼 어셋스토어의 라이센스도 한번 살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 이렇게 보면 아예 다른 이야기로 흘러 갈 수도 있어서, 향후에 아예 어셋스토어와 라이센스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는 이야기로 또 온라인 수다자리를 만들어 볼까한다.